올해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학교에서는 4학년이 되었고 이제 곧 졸업이다. 회사 다닌지는 1년이 지났고, 우분투 커뮤니티에서도 정말 많은 활동을 하면서 바쁘게 살았다.
학교
올해도 역시 코로나 19로 인해 온라인으로 강의를 들었다. 3학년때 학점을 많이 취득 해 두니, 4학년 때는 취득해야 할 학점이 많지 않아서 비교적 여유로웠다. 대신 학교가 아닌 회사 일이나 커뮤니티 일로 바쁘게 살아온 것 같다. 1학기 때는 4과목 2학기 때는 2과목만 수강했다. 1학기 때 수강한 과목 중에는 캡스톤 디자인 과목도 수강 했는데, 연초에 교수님께 내가 DevOps 엔지니어 취업 했다고 하니, 프로젝트 해서 뭐 하나 개발하는 거 말고 DevOps 강의 자료를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후배 한명이랑 같이 프로젝트를 한 것이 아니라 DevOps 기초 강의 자료를 만들어 드리고 A+를 받았다.(!?) 자료에는 대략 Git 브랜치 관리 전략, GitHub 이슈트래커 기능을 좀 더 많이 다루고, 간단한 Spring Boot 예제 코드와 GitHub Actions로 빌드와 테스트 자동화 CI 구축, 정적 분석 자동화, AWS EC2 와 Beanstalk 배포 자동화, 컨테이너 이미지 빌드해서 배포하기 정도를 다뤘다. IaC나 Kubernetes 도 다뤄보고 싶었지만, 그쪽은 당시 잘 다뤄보지 않아 넣지는 못했다.
2학기 때는 UbuCon Asia 2021에 회사 프로젝트 까지 하느라 꽤나 바쁘게 살아서, 수강 과목이 2과목 뿐임에도 좋은 성적을 받지 못했다. 대충 영상 틀어넣고 다른 일 하면서 출석만 대충 채우려다가, 시험이랑 레포트 작성에서 말아먹어서 마지막 학기 성적은 말아 먹었다고 보는것이 좋을 것 같다. 다행이도 D나 F가 나와서 재수강을 하는 일은 없었고, 졸업 요건이 요구하는 조건도 다 만족해서 2월에 무사히 졸업할 것 같다.
1학년 때 부터 개발해서 관리 해 오던 SKHU’s앱은 강제로 보내줄 때가 되었다. 학교 종합정보시스템을 크롤링 해서 모바일 앱에 보여주는 형태로 개발된 서비스 였는데, 종합정보시스템이 몇일 전에 완전히 새로 개발된 것으로 바뀌면서 기존 크롤링 코드를 유지보수 하기 어려워 졌기 때문이다. 새 종합정보시스템에는 모바일 지원도 잘 들어가 있어서 앱을 새로 개발 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어쩔 수 없지만, 학내에서 꽤 많은 학우 분들이 사용하셨던 것으로 기억하는 것도 있고, 오랜 시간 관리 해 온 앱이라 애착도 좀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회사
클라우드메이트에 입사한지 1년 하고도 2개월이 넘었다. 회사에서 달고 있는 포지션은 DevOps 엔지니어 이지만, 주로 많이 본 것은 연초 부터 시작한 클라우드 3사 통합 빌링 프로젝트이다. 이 서비스를 새로 개발해 출시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많이 했다. 1분기에는 이 프로젝트가 새로 개발될 때 Django 기반 백엔드 개발과 구축을 했고, 2분기에는 빌링 데이터 크롤러 유지보수와 기존 SOAP API 로 만들어진 결제 서버를 REST API 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 3분기에는 인보이스 관리 화면을 개편해서 프론트엔드 쪽에 다른 동료분이 React 로 개발하는 작업을 하실 때, 이에 대한 데이터를 뿌려줄 REST API를 Django Rest Framework 로 만들어 붙이는 작업을 했다.
그 외에도 회사 기술 블로그 개편 작업, Azure Sprint 코치 참여, 클라우드 보안 검사 스크립트 개발 참여 등 뭔가 이것저것 많이 했다. 지금 재직중인 회사에는 CDN 개발팀 정도만 있고, 웹 서비스 등 다른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는 팀은 따로 없는데, 새해에는 서비스 개발팀이 생기고, 나도 서비스 개발팀으로 옮겨서 개발 쪽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지금 소속된 회사 DevOps 팀에서는 주로 다양한 고객사의 DevOps 컨설팅이나 자동화 구축 등을 해 주는데 그것도 좋지만, 작개 시작한 회사 자체 서비스를 큰 규모로 발전하는 과정에도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 각 단계가 진행됨에 따라 개발이나 배포 방법은 어떻게 변화 해야 하고, 또 각 단계에 DevOps 도구나 문화를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을 해 보는 것이 나로서는 좀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래서 서비스 개발팀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커뮤니티 활동
학교나 회사보다 여기 활동으로 더 바쁘게 산 것 같다. 올해는 작년 말에 무턱대고 시작한 UbuCon Asia 2021를 무사히 마쳤다. 온라인 행사였지만, 내가 준비 해 본 커뮤니티 행사중에는 가장 크고 처음으로 준비 해 보는 국제 단위 행사였다. 보통 글로벌 컨퍼런스라고 하면, 지금까지 봐 온 오프라인 형태는 어느 큰 장소(보통 대학이나 컨벤션 센터)를 빌려서 전 세계 사람들을 초대하는 형태이다. 이 경우 보통 현지에 있는 사람들 위주로 팀이 구성되어 준비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 온라인으로 준비한 UbuCon Asia 2021은 많이 다르다, 다국적 인원으로 구성된 팀으로 행사를 준비했다. 무려 10개 국가의 커뮤니티 사람들이 모여 구성한 팀이다. (한국, 일본, 대만,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네팔, 싱가포르, 미얀마) 아마 온라인으로 준비해서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다양한 국적으로 팀을 구성해서 실제 행사에서 다양한 국가의 우분투 커뮤니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딱 UbuCon Asia 라는 이름에 걸맞는 성공적인 첫 UbuCon Asia 행사가 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힘든 점도 정말 많았다. 시간 맟추기, 영어로 하는 대화 정도는 세발의 피다. 뭐 하나 결정 하려고 하면 각자의 서로 다른 다양한 경험이 부딫혀서 제대로 결정 못 하는 때도 많았고, 대학에서 조별과제 하면 누구는 도망가고, 누구는 딴짓하고, 결국 소수 인원만 열심히 하듯. 이렇게 만들어 진 팀도 별 다를것이 없었다. 누군가는 정말 열심히 하고, 누군가는 그냥 잠수… 또 외국 사는 사람이라 해도 직장인이면 일에 치여 사는건 별 다를 것이 없어서, 열심히 참여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분들도 많았다. 미얀마 커뮤니티 사람 합류 몇일 후 미얀마 쿠데타에 정말 별의 별 일이 다 끼어들어서 정신 없었다.
무엇보다 돈이 가장 문제였다. 돈이 없어서 문제가 아니라, 돈을 받을 수가 없어서 문제였다. 오프라인 행사면 주최하는 지역의 법을 기준으로 해서 단체 명의 계좌를 열거나 대행사를 알아 보고, 후원사와 계약을 하고 돈을 받아서 세금 등을 처리하면 되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하는 행사에 다국적으로 구성된 팀이다 보니, 일단 이걸 도대체 어느 지역을 기준으로 해야 하고 지출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적절한 방법을 찾기 쉽지 않았다. 이거 때문에 2~3달 동안 서로 욱신각신 하다가 겨우 의견을 맞춰서 국경 넘어서 거래할 때 유리한 국가의 대행사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이 나왔고, 이번 행사의 경우 때마침 팀에 참여한 FOSSASIA 가 싱가포르에 등록된 비영리 법인이기도 해서 FOSSASIA 에 계약, 세금 처리, 재정 관리 등을 위탁했다.
UbuCon Asia 를 준비 하다 보니, UbuntuOnAir 에 패널로 출연하거나, 공개SW 페스티벌 연사로 참여해서 행사 준비 경험을 공유하기도 하는 등, 이전에는 해 보지 못한 경험을 해 보기도 했다.
광연님과 함께 오픈소스 컨트레뷰션 아카데미에 Hanjp Input Method 멘토로도 참여했다. 광연님과 멘티 분들께 미안하게도, UbuCon Asia 일로 너무 바빠서 멘토로 잘 참여하지 못했다. 가끔 가이드 문서 작성 돕거나, 각종 보고서 작성, 온라인 회식(?)을 위한 기프티콘 돌리기 정도만 도와 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
법인으로 보는 단체 등록
UbuCon Asia 가 끝나고, 돈 문제가 또 생겼다. 회계 결산을 다 마치고 FOSSASIA 로 부터 남은 돈을 내 개인 명의 통장으로 수령하려 하다 보니 세금 문제가 또 생긴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계기로 운영진 분들과 “법인으로 보는 단체”(흔히 “임의단체"라고 더 많이 부른다) 등록을 하고, 단체 명의의 계좌를 열어 돈을 관리하자고 제안하고 논의했다. 운영진 분들도 이런 문제에 공감해 주셔서 11월 초부터 추진했지만, 생각보다 준비할 것도 많고, 또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많이 지연되어 12월 초 UbuCon Asia 남은 돈을 받을 때 까지 단체 등록을 하지 못했다. 운이 좋게도 12월 중순에서 말 쯤 되니 걸림돌이 되던 것이 대부분 해결 되어, 2021년이 끝나기 전에 단체 승인 신청을 접수했다. 아마 새해에 결과 통보를 받지 않을까 싶다. UbuCon Asia 잔액은 별 수 없이 내 개인 명의 계좌로 받았고, 받은 금액은 내 소득으로 잡혀서 2022년 5월에 종합소득세 납부를 하게 되었다. 그래도 단체 등록이 완료 되고, 단체 명의 통장으로 돈 관리를 하면 커뮤니티 재산이 개인 재산으로 잡혀서 개인이 세금을 납부하는 일은 앞으로 없을 듯 하고, 돈 관리도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법인으로 보는 단체” 등록을 추진하다 보니, 주변에 교류하고 있는 다른 커뮤니티도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조만간 우분투한국커뮤니티를 등록한 과정을 따로 정리해 볼 생각이다.
2022년
2022년에는 졸업을 한다. 2021년 보단 비교적 덜 바쁜 새해가 되지 않을 까 싶다. 회사와 커뮤니티에도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차세대 여권 발급도 시작 했다고 하던데, 개인적으로 군 복무 중 여권 만료 이후 줄곧 기다리고 있었던지라 빨리 발급 해 보고 싶다. 새 여권으로 기회가 되면 CKA 같은 자격증 시험도 보고, 2022년에는 꼭 코로나19 상황이 완화 되어 사람도 좀 만나고, 해외 여행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