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많은 일이 있었다. 글로 정리해서 따로 회고를 해 본적은 없는데, 올해는 한번 글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전반기, 군 복무와 전역
2018년 9월에 시작된 복무가 드디어 여름에 끝나고 전역했다. 공군에서 정보체계운영병으로 복무했다. 정보체계운영병으로 복무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정보체계관리단이나 작전정보통신단 같이 전문 보직이 있는 부대가 아닌 이상, 비행단 등으로 전입 간 대부분의 정보체계운영병이 하는 일은… PC 정비를 하거나, 서버실에서 전화받고 장비 모니터링 하는것의 반복이다. 대부분의 전화 내용은, “컴퓨터가 안되요!”, “인트라넷이 안되요!” 같은 문의고. 그러면 “재부팅은 해보셨습니까?”, “랜선 빼고 다시 끼워보십시오.” 로 답변 해 준다. 그래도 안된다 하면 IP 주소를 요청하는데, 그러면 “IP? 그게 뭐에요?” 같은 질문의 무한 반복…
드라마 “IT 크라우드” 의 한 장면. “껐다가 켜보셨어요?”
2020년도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전 장병 휴가제한으로, 연초에 병장 진급하고 마지막 휴가 때 까지 한번도 휴가를 못 나갔다. 4~5개월을 부대 안에만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장병 스트레스 해소 차원이라고 부대 내부에 푸드트럭이 두세번 정도 들어오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여름에 말가 나갈 때가 오자 코로나19 상황이 좀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면서 휴가 제한을 해제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쓰지 못하고 있던 휴가 2주 간격으로 끊어서 말가를 나가려 했더니, 이번엔 수도권에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럼 다시 휴가 지침을 상급 부대에서 하달해야 혼란 없이 휴가계획 적절히 짜서 나가는데, 너무 늦어지니까 인트라넷 격쟁 게시판(국민청원, 국민신문고 민원 사이트와 비슷한 역할)에 말가 나가야 하는데 도대체 휴가지침 언제 하달하냐는 문의가 빗발쳤다.
그리고 결국 수도권 거주자만 전역 전 미복귀 휴가(휴가 한번에 다 이어붙여 나간 다음, 부대 복귀 안하고 전역)로, 나머지 지역 거주자는 원래 방식대로 되어 휴가가 늦어졌다. 그리고 하필 부대 훈련이 휴가 1주일 전에 잡혔는데, 난 곧 집 가는데 내가 이걸 왜 참여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해서. 전역 한달정도 남은 사람도 훈련 참여해야 하냐고 문의 했더니, 관련 규정 없다고 훈련 참여하라 해서 꼼짝 없이 참여했다. 그리고 훈련 나고 이틀 후에 집으로 왔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전역 전 휴가를 보내고 집에서 전역했다. 전역증 보내주나 싶었더니 그런 건 따로 없는 듯 하다.
진로 고민
원래 전역 후 계획은 1년정도 휴학을 하고 조금 쉬면서 각종 대외활동을 하는 것이였다. 그러면서 전공 과목 복습도 쭉 하고, 해커톤도 해 보고, 사이드 프로젝트도 하고, 인턴도 한번 참여해 보면서 실력도 쌓아보고 싶었다. 학내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SKHU’s 앱 프로젝트 에 긴 시간 참여했고, 거기서도 많이 배웠지만. 능력을 좀 더 발전해 나가는 데 있어 한계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학내 동아리인 특성 상 매 학기마다 팀원 바뀌는 것이 잦은 편인데, 새로 들어오는 사람중에 실력이 있어 금방 개발에 바로 참여하는 사람도 가끔 있지만, 대부분 1~2 학년의 코딩 경험이나 프로젝트 개발 경험이 많이 없는 팀원이 들어와서 새 팀원 분들의 적응을 돕는 것에 시간이 많이 나갔다. 그러다 보니 유지보수 하면서 새로 기능 추가 하거나 성능 개선을 하거나 리펙토링 등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코드 리뷰도 해 보고, 단위 테스트 짜서 테스트 커버리지 측정도 해 보고, 백엔드 안정적으로 굴러가도록 개선도 해 보고, 백엔드 굴리는 인프라 개선도 해 보고 싶었지만(내가 군대 가 있는동안 SKHU’s 서버가 자주 다운되서…) 그렇지 못했다. 뭔가 재자리 걸음만 계속 하는 느낌이였다. 다행이도 지금은 열정적인 팀원분들이 들어와 긴 시간 참여하면서 프로세스도 좀 생기고, 체계화도 좀 이뤄지고, 코드리뷰나 CI/CD 를 통한 자동화도 해 보고 인프라도 개선해 보는 등 최근 들어 또 많은 것을 이뤄내고 있다.
그래서 해커톤, 부트캠프나 교육/연수 프로그램(부스트캠프, SW마에스트로, 42서울 등등), 인턴 등을 통해 새로운 자극도 받고, 좀 더 발전하고 싶었다. 2학년 2학기 때, Naver Campus Hackday 라는 해커톤에 참여 하면서 팀원 분들로부터도 정말 많이 배웠고. 또 운이 좋게 면접 기회를 얻어 면접을 보면서 내가 무엇이 부족하고, 어떤 것을 더 보충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자극이 되었다.
그러다가 친구한테 인턴 한번 해 볼까 생각중이라고 예기를 했더니, 친구 소개로 스타트업 인턴 면접을 보개 되었다. 면접을 보다가 문제가 하나 생겼는데, 나는 채험형 인턴(2~3개월 참여하고 끝나는 인턴) 인줄 알고 면접을 보러 갔는데, 알고보니 채용 전환형 인턴이였다. 운이 좋게도 면접관으로 들어온 CTO 분과 예기를 하면서 회사 들어갈지 말지 고민할 시간 1주일을 얻었다. 그리고 그 짧은 기간동안 고민을 많이 했다. 이 회사에서 인턴을 해 봐야 하나? 이력서를 준비해서 다른 회사 인턴을 알아봐야 하나? CTO분이 채험형 인턴은 대기업 인턴 아니면 의미 없다던데, 대기업 인턴을 알아봐야 하나? 등 많은 고민을 했다. 그 과정에서 그 짧은 시간동안, 학과 교수님과 상담도 해 보고. 학교 사회진출센터(취업지원센터) 상담도 받아 보고, 그 인턴자리 소개해 준 친구와도 예기 해 보고,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만난 개발자 분들께도 상담을 받았다.
그렇게 내린 결론은 인턴을 하지 않는 것, 휴학하지 않고 바로 복학하는 것 이였다.
커뮤니티 활동
다시 사회로 돌아오면서 커뮤니티 활동에도 다시 참여하기 시작했다. 주로 예전에 활동했던 우분투한국커뮤니티 활동을 하였다. 올해 주로 참여 한 것은, NIPA 주관으로 진행된 “오픈소스 컨트리뷰톤” 프로그램이다. “우분투 한국어 번역” 프로젝트로 참여 하였는데, 전역 할 때 쯤 부터 멘토 팀 구성을 시작하여, 8월 첫날 발대식, 9월 중순 공식 활동 종료, 10월 멘티 컨트리뷰톤 활동 평가(서면평가, 발표평가), 11월 세미나 멘티분 후기 발표, 12월 연말 행사 컨트리뷰톤 회고 등. 올해 후반기 활동의 가장 큰 화도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분투한국커뮤니티 뿐 아니라, 오픈소스 컨트리뷰톤에 참여한 다른 프로젝트 팀이나 오픈소스 커뮤니티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컨트리뷰톤에 멘토로 참여하면서, 또 컨트리뷰톤 발표평가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하면서. 어떻게 하면 번역 기여자를 더 모을 수 있을지, 어떻게 쉽게 참여 할 수 있도록 할지, 교육은 어떻게 할지 등의 논의도 있었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그래서 컨트리뷰톤 이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인 것 같다. 컨트리뷰톤을 개기로 프로젝트의 어떤 부분을 더 문서화 해야 할지, 프로젝트 참여 프로세스는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고민 등인 것 같다. 한국어 l10n 팀 담당자이신 신민욱님께서 런치패드(launchpad.net) 에서 개인별 번역 기여 활동 추적이 너무 어려운 문제가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웹사이트 개발을 프로젝트를 제안 하셨었는데. 내년에 한번 논의 해 보면 번역 기여자 분들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컨트리뷰톤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에 별도의 후기 글이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그리고 새로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은 WSLHUB(한국 WSL 사용자 그룹) 에 운영진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커뮤니티가 생겨난 지 오래되지 않아, 아직 세미나 등 걸출한 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주간 회의, 커뮤니티 블로그 운영, 커뮤니티 오픈소스 프로젝트 운영이나, 페이스북 그룹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점점 그 규모를 키워 나가고 있다.
복학과 첫 회사 입사
앞에서 친구 소개로 스타트업 면접을 보고 결정을 내린 후에도, 진로 고민은 계속 있었다. 앞서 한 고민이 인턴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에 대한 고민 이였다면, 그 다음으로 한 고민은 커리어 방향에 대한 고민이였다. 직군은 웹 백엔드쪽으로 대략 정했지만, 어떤 기술 스택을 메인으로 정해서 준비해야 할지, 어떤 도메인(업계) 쪽으로 정해야 할지, 이력서 준비, 코딩테스트 연습, 사이드 프로젝트로 포트폴리오 관리 등에 대한 고민을 했다. 개인적으로 Node.js 기반 백엔드를 Go 로 전환하는 경험을 해 보면서, Go 에 흥미를 느껴서 Go 기반 백엔드 개발자를 해볼까 생각 했었다. 그렇지만 웹 백엔드 개발자 채용은 대부분 Java(Spring) 개발자 채용이 절대 다수고, 다른 기술 스택(Node.js, Python, Go 등) 기반 백엔드 개발자 채용은 드물다 보니. Java로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했었다. 그런데 또 Java를 메인으로 정해서 준비 하자니 내가 이걸로 커리어 즐겁게 쌓아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큰 규모의 채용시장에 비례하여 숫자도 압도적으로 많은 Java 개발자 사이에 껴서 흔한 Java 개발자가 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조금 했었다.
이것도 고민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예기도 하고 상담도 받았다. 국내는 Java 쪽 채용이 많을 뿐만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우아한 형제 등 높은 역량을 가지고 있는 회사도 Java를 사용하고 그만큼 백엔드 분야 멘토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도 많아 그만큼 빠르게 발전할 수 있으니, Java를 하라는 의견도 있었고. 전자정부프레임워크 기반 프로젝트를 하는 SI 업계로 갈 수도 있고, 흔한 특징없는 개발자가 될 수도 있으니 다른 기술 스택을 생각해 보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렇게 나온 결론은, 신입으로 취업 준비 하는데 특정 기술 스택 정해서 준비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 이였다. 대기업이든, 처우가 괜찮은 중소~중견 기업이나 스타트업이든, 일단 면접을 보려면 코딩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코딩 테스트를 통과하려면 중요한 건 문제 많이 풀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에서 자료구조, 알고리즘 강의 시간에 배우는 걸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후 면접으로 가면 이력서에 넣은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물어보겠지만, 전공 기본 지식도 많이 물어보기 때문이다. 특정 기술 스택 잘 하는것도 좋지만, 전공 기본 지식을 잘 아는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업계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쓰는 기술이든, 핫한 트렌드로 뜨고 지는 기술이든, 결국 그 기반은 학교에서 배우는 컴퓨터 과학 이론이기 때문이다. 기본 없이 기술 스택 선택해서 역량 만들어서 프로젝트 해 보고 하다가.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해서 학습 할 때는 완전 다른 학문을 하는 것 같겠지만. 기본이 있으면 새로운 기술을 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만난 분들과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예기하다가, 같이 고민 해 주신 분들 중 한 분께서 재직중인 회사의 DevOps Engineer 신입 포지션을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조건과 함께 제안해 주셨다. 전화로 지원해 볼 생각 없는제 제안을 먼저 받았었는데, 그 때가 밤에 공원에서 걷기운동을 하고 있었을 때였다. 제안을 받았을 때 좀 뜬금없었지만. 아래와 같은 사항 때문에 제안을 수락해 면접을 보고, 입사하게 되었다.
- 학업 병행 여건 제공.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강의와 과제 제출.
- 어떻게 보면 입사를 하게 된 큰 요인 중 하나. 하지만 이 요인이 이 회사를 선택한 가장 큰 요인은 아니다.
- 참여해 온 커뮤니티 활동과 프로젝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 커뮤니티에서 만난 분의 추천으로 지원하여 면접을 보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이력서에 기재 했던 커뮤니티 활동과 프로젝트에 대해서 다양한 질문을 받았고, 회사에서 좋은 실적을 내면 그만큼 인정받을 수 있을거란 기대를 했다.
- 그 전에 앞서 언급한 스타트업 면접을 제외하면 면접을 두번 정도 본적이 있다. 대외활동과 프로젝트 경험에 대해서 질문을 받았을 때 긴 시간동안 참여해 온 우분투한국커뮤니티 활동, 그리고 학내 동아리에서 긴 시간 참여한 SKHU’s 프로젝트를 주로 예기했다.
- 1학년 끝나고 겨울에 UKOV 라는 대학생 스타트업 인턴 프로그램 면접을 본 적이 있다. 우분투한국커뮤니티 활동 예기를 하면. “커뮤니티 활동이면 세미나 발표를 많이 하셨나요?” 같은 반응을 보였다.
- 2학년 2학기 때 Naver Campus Hackday 참여 후 우수 참가자로 선정되어 인턴 면접을 본 적이 있다. 이때는 “우분투 커뮤니티면 주로 리눅스 커널을 다루나요? 커뮤니티 대표로 활동 하셨다구요? 중압감이 크셨겠네요.” 같은 그다지 긍정적이진 않은 반응이였다. SKHU’s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 했을 때는 지원 포지션과 연관성이 부족해서 마찬가지로 그다지 좋진 않은 반응. 안드로이드 앱 개발 포지션인데, Node.js로 크롤링 한 예기를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괜히 이야기 꺼내진 않았나 싶다.
- 당시 커뮤니티 활동에 대해 잘 어필하지 못한것도 있고, 어쩌면 지원했던 포지션(각각 웹 백엔드, 안드로이드 개발 포지션)과는 연관성이 부족한 리눅스 커뮤니티 활동이여서 그럴수도 있곘지만. 그때도 지금도 그러한 반응에 대해서는 서운함이 조금 남는다.
- 반면 지금 회사 면접에서는 우분투 한국 커뮤니티에서의 활동도. 이력서에 기제해 둔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다양한 질문을 받고. 추가적으로 받은 질문(프로젝트에서 배포 과정을 개선한다면 어떻게 개선해 볼 수 있을 것인가, 커뮤니티 활동의 경우 커뮤니케이션 경험에 대한 추가적인 질문 등)덕에, 합격 하면 입사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 DevOps 엔지니어라는 지원 포지션
- 웹 백엔드 개발에 주로 흥미가 있지만. 개발한 프로그램을 테스트 하거나 배포하는 과정을 자동화 하고, 클라우드에 배포한 것에 대해 모티너링 연동을 해서 메신저로 알림을 받거나, 개발/배포/관리를 효율적으로 하도록 돕는 툴을 만들거나 문서화를 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중 이 포지션으로 제안을 받았는데, Java 백엔드 개발자로 취업을 하는것도 좋겠지만. DevOps 엔지니어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지원하게 되었다.
그렇게 3학년 2학기가 시작 한 후, 10월에 회사 출근을 하면서 회사 일과 학업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녹화된 온라인 강의가 매주 나오고 정해진 기간 안에 시청해서 출석하는 형태여서, 학교에 등교를 하는 경우보단 병행해서 하기 조금은 용이했다. 그렇다고 회사 일이랑 학업 균형을 맞춰서 하는것이 쉬웠던 건 아니다. 처음에는 회사 일 끝나고 퇴근해서 강의 들으면 되겠지 생각했지만. 정작 퇴근하고 나면 피곤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문제가 있어 또 쉽진 않았다. 하루 이틀만 미루다가 쌓이면 또 밤 세서 강의를 들어야 해서 아침에 더 피곤한 문제도 있었다. 과제는 또 하필 대부분이 매주 주말이 아닌 금요일 까지 제출이여서 주말에 여유가 있을 때 과제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회사에 처음 들어와서는 교육이나 필요한 역량 쌓을 시간을 따로 준다 해서 처음 몇달은 업무에 필요한 역량을 쌓을까 싶었는데, 어느 대기업 사내 스타트업의 프로젝트가 들어오더니. 입사 과제 난이도와 해당 프로젝트와 큰 차이가 없어, 프로젝트에 바로 참여했다. .Net 기반의 RESTful API 백엔드를 개발하여 Azure 기반 인프라를 구성하여 배포하는 것이였다. .Net 기반으로 백엔드 개발도 해 보고 클라우드 제품도 다양하게 써 볼수 있어 재미있었던 것 같다. 다만 대부분 혼자 코드 작성해서 배포하고 인프라 구성해보고 하다보니 따로 코드리뷰 등을 통해 피드백을 받지는 못해서 조금 아쉽기도 했다. 진행한 프로젝트에 관련해서 회사 기술 블로그에 글을 작성 하기도 했다.
- ASP.NET앱 개발과 Azure 관리형 서비스로 배포하기 - 1. 코드 자동 생성을 통한 개발시간 단축
- ASP.NET앱 개발과 Azure 관리형 서비스로 배포하기 - 2. 관리형 서비스로 빠르게 구축하고 배포하기
무턱대고 시작한 Ubucon Asia 컨퍼런스 조직
우분투한국커뮤니티에서 연말까지 NIPA 산하 기관인 KossLab(현 OpenUp)에서 준 예산 100만원을 모두 소진해야 했는데, 그 말을 듣고 이왕 예산 털꺼면 스케일 크게 벌려서 예산 털어보자는 제안을 했다. 대부분의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을 하니, 이참에 한국 주변 해외 LoCo 팀(중국, 대만, 일본 LoCo)에 제안을 해서 연합 행사를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리고 일본, 대만, 중국 LoCo 팀에 연락을 해서 컨퍼런스를 제안했다. 이전에 OpenSUSE.Asia, Debconf 18 참석 때 혹시 참석 하는지 알아보려고 연락 한번씩 했었다가 일본팀을 제외하고 잘 연락이 안 되었는데, 이번에 연락을 하면서 왜 그런지 알게 되었다.
- 중국팀은 운영진 분들이 본업으로 너무 바빠서 운영준 중 단 한명도 커뮤니티 운영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였다. 커뮤니티가 포럼, IRC, QQ 그룹 채팅방 셋으로 다 따로따로 쪼개져 있는 상황 이였다. 심지어 QQ 채팅방은 캐노니컬 중국 지사 직원분이 업무와 별개로 운영 하시는 커뮤니티…
- 대만팀은 이메일이 아닌 페이스북 메신저로 연락에 성공했다. 대만팀이 연합으로 온라인 컨퍼런스를 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여 바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
- 일본팀은 이메일로 연락을 해서 제안은 했지만. 연말까지 로컬 행사로 바빠서 끌어들이지 못했다. 2021년에는 괜찮다고 하니 그때 다시 연락을 할 것 같다.
그렇게 각 LoCo 팀 사람들을 모아 텔레그램 그룹 채팅을 만들었고, 사람도 더 모았다. 대만팀 분들이 홍콩팀 분들에게 연락하여 홍콩팀 분들이 들어오고. 또 홍콩팀 분들 덕에 말레이시아 팀 분도 참여하게 되었다. Ubuntu Discourse에 컨퍼런스 조직 팀원 모집 글을 통해 우분투 LoCo 사람은 아니지만 FOSS 네팔 커뮤니티 운영진 분, GNOME 인도네시아 커뮤니티 활동과 GNOME.Asia 컨퍼런스 조직경험이 있으신 분도 팀에 들어오셨다.
그렇게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은 한 채팅방에 모아서 논의를 시작했지만. 커뮤니케이션은 쉽지 않았다.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시간대 문제도 있었지만. 채팅방 하나에 사람이 많다보니, 안건 하나에 대해서 의견이 너무 다양하고 충돌도 많아서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일부 지역은 해당 지역에서 한명씩만 컨퍼런스 조직 팀에 있어서 해당 지역에서 사람을 더 영입할 필요도 있었다. 또 이 채팅방도 예외는 아닌것이 말 하는사람만 말하고, 말 없는 사람은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말이 없는 문제도 어김없이 생겼다. 그래서 이대로는 논의 진행이 어려우니, 몇달정도 사람을 모으는 것에 집중하고. 이후 각 지역 팀 별로 한명씩만 모여 2주에 한번씩 시간을 정해서 회의를 진행 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지금은 우선 각 지역팀별로 사람을 더 모으는것에 집중을 하고 있다.
온라인 행사여서 컨퍼런스를 진행할 큰 장소가 필요 없지만. 대신 영상 편집 작업이나 스트리밍을 위한 인프라 구성이 필요하다. Ubucon Asia 의 경우 사전녹화 영상을 YouTube Premieres 로 송출하는 것이여서 스트리밍 인프라 구축은 필요 없지만. 영상 편집과 영어를 못하는 발표자와 청중을 위한 자막 작업이 필요하다. 문제는 각 지역 팀별로 가용 자원 차이가 크다 보니 자막 작업을 하기 어려운 팀도 있어 자막 작업을 또 어느 범위까지 할지, 인력이 부족한 팀을 고려하여 Speech to text 서비스와 온라인 번역기 서비스 등으로 자동화를 해서 작업 양을 가능한 많이 줄이는 방안도 관건이 될 듯 하다. 사실 초반에 각 지역팀 연락을 하면서 같이 논의한 것이 발표 세션에 대한 언어 허용 범위와 자막에 대한 논의 였는데 의견이 너무 다양해서 충돌도 많았고 하나로 모으기 힘들었던 만큼. 글로벌하게 진행될 온라인 컨퍼런스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2021년 3~4분기를 목표로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규모가 작더라고 한번 성공적으로 진행해서 점차 규모를 키워 나가는 방식으로 발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정리
올해 이렇게 많은 일도 있었고, 군 전역을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해 봤던 시간 이였다. 내년에는 올해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좀 더 나은 한 해를 보내고, 더 많은것을 이룰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