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8일 일 년에 한번 구글에서 개최하는 개발자 컨퍼런스인 구글 I/O 가 있었다.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OS 인 안드로이드를 포함 다양한 구글 서비스나, 개발자 또는 사용자들을 위한 새로운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또는 기존의 것들의 개선 사항 등이 이 행사에서 발표된다. 올해 구글 I/O 에서도 올해 말 정식버전이 공개될 새로운 안드로이드 M 버전의 개발자 프리뷰, 사물인터넷 운영체제인 브릴로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것들이 발표되었다. 그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구글 포토가 아닐까 싶다. I/O에서 발표된 다른 것들과 달리 인터넷만 있으면 당장 써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흔히 구글의 모토가 “악해지지 말자” 라고 알려져 있는데, 구글 포토를 보면 이 모토가 맞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출시된 구글 포토는 사진을 온라인에 백업해 두고 공유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이다. 기존에 구글의 SNS 인 구글 포토에 묶여 있던 서비스 였지만, 이번에 따로 떨어져 나와 별도의 서비스가 되었다. 안드로이드나 iOS 기기에서는 앱을 설치하고, 설정만 하면 자동으로 사진들을 백업하고 동기화 할 수 있다. 또한 기존 구글 플러스에 묶여 있을떄 무료 백업 용량이 15GB 였던것과 달리, 무제한으로 사진을 백업해 둘 수 있게 되었다. 사진은 1600만 화소, 동영상은 1080p 해상도의 영상까지만 그대로 백업되고, 이보다 화질이나 해상도가 좋은 것들은 품질이 조금 축소되어 백업되긴 하지만. 이 조건이면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찍는 대부분의 사진들은 손실 없이 그대로 백업 가능한 조건이다. 많은 이들이 구글 포토에서 꼽은 장점들 중 하나이다. 또한 사진을 많이 촬영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점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다만, DSLR 등을 이용해 촬영한 고해상도의 사진들은 이 조건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러한 사진들은 압축되어 저장 되기에, 고해상도 사진들을 원본 그대로 저장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장접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백업된 사진들은 URL로 쉽게 공유가 가능하다. 공유 받는 사람은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사진을 공유 받을 수 있다.
무제한으로 사진 백업이 가능한 것도 좋은 점이지만, 구글 포토가 사전 정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은 점이다. 구글은 기계학습 기술을 접목하여, 사용자들이 사진을 더 쉽게 정리하고 찾을 수 있도록 하였다.기계학습은 컴퓨터가 데이트를 통해 스스로 학습을 하여 이를 기반으로 특정 상황이나 대상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마치 사람처럼 말이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1주일 동안 특정한 곳에 여행을 다녀 왔다고 해보자, 그곳에서 사진을 많이 촬영할 것이다. 이것들이 구글 포토로 백업되면, 단순 백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일단 자동으로 하나의 앨범으로 정리를 해준다. 사진 중에서 뭔가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사진은 좌우로 이어붙여서 파노라마로 만들어 지기도 하고. 어떤 사진에는 필터, 효과나 보정을 넣어 주기도 한다. 사진들을 모아서 영상으로 만들어 주거나 동영상처럼 움직이는 GIF 이미지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한술 더 떠서, 특정 사물이, 장소, 상황별로 사람얼굴에 따라 사람별로 정리 해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구글 포토에서 “비행기” 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백업해둔 사진 중 비행기와 연관된 사진들만 나온다. 마찬가지로 “산” 을 검색하면 산 사진만, “서울” 을 검색하면 서울 사진만 나온다. 파일 이름에 해당 키워드가 없는데도 말이다. 사용자들은 그냥 설정만 해두면 자동으로 동기화되어 정리까지 되니, 편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장점만 있는것은 아니다. 단점과 우려되는 점 또한 존재한다. 구글 포토는 일개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다. 구글 포토로 사진을 백업하는건 당연히 구글의 서버에 사진을 백업해 두는 것이다. 개인의 저장장치가 아닌 구글의 서버에 백업이 되기에 우려해야 할 것이 있다. 백업된 사질이 유출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구글의 보안은 매우 철저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전에 미국 NSA 에서 구글 데이터 센터에서 데이터를 빼낸 사례를 보았을때, 구글의 보안이 아무리 철저하다고 해도, 개인의 사진이 구글의 서버에 있는 이상, 안전하게 유출 문제 없이 보관된다고 단정 지을수 없다. 백업하는 사진 중에 다른 사람이 보아선 안될 민감한 사진이 있다면, 차라리 구글 포토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기 보다 개인의 저장장치에 보관하는것이 더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
구글 포토에 백업된 사진들을 구글이 활용한다면? 구글은 사용자들이 생산하는 컨텐츠들을 이용하여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낸다. 구글 포토의 기계학습에 기반한 사진 정리 및 찾기 기능 또한 이전에 사용자들이 업로드한 사진들을 기반으로 만들어 졌을 것이다. 구글에서 기계학습 알고리즘의 일종인 딥 러닝을 연구 중이라고 하는데, 이에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필요한 양의 데이터들을 구글 포토 등을 이용하여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용자들에게 더 좋은 것을 만들어 제공한다면, 사용자들에게나 구글 에게나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업로드된 사진들로 구글이 수익을 내려고 한다면 어떨까? 구글이 사용자들이 지메일로 주고받은 이메일들을 활용하여 맞춤형 광고를 만들어 사용자에게 노출하고 수익을 낸왔던 것 처럼, 사용자들이 백업한 사진들 또한 맞춤형 광고를 만드는 데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게이밍에 관심이 많아 게임기나 게임 패키지 등의 사진을 많이 찍었다고 하자, 그러면 구글은 이를 보고 게임기 광고나 새로 출시된 게임의 광고를 보여줄 수 있다. 음식 사진이 많다면 이를 보고 유명 맛집의 광고를 보여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구글 포토는 개인이 일상속에서나 여행 등을 하면서 찍은 사진을 백업하여 공유하거나 정리해 두기에는 좋은 서비스이다. 그러나 구글 포토 또한 클라우드 서비스들 중 하나이기에, 백업 할 사진이 언젠가는 유출이 될 수도 있다는 점과, 업로드한 사진들을 구글이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